느낀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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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mm.mm 2026. 7. 1. 08:53

 
소음 때문에 미뤘던 커피머신 디스케일링을 지난 주말에 마침내 했습니다 그 이후로 커피 맛이 좋습니다 장착되어 있는 필터가 너무 오래되어 아예 제거해 버렸는데, 필터 자체가 석회질이 많은 호주의 수돗물을 고려하여 장착된 거라 애초에 한국 수도 환경에서는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필요도 없는 필터를 그렇게 오랫동안이나 끼워두고 있었습니다 쿠팡 장바구니에 담았던 필터를 슥 빼 버립니다
 
어제도 어김없이 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괴상한 꿈은 내가 그 안에 있을 때야 기이하고 곤혹스럽지만 꿈 밖으로 일단 나오고 나면 계속해서 곱씹어보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다시 그 꿈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게 만듭니다 왜냐면 그게 꿈이라는 걸 안전장치가 있는 롤러코스터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간밤의 꿈 얘기로 돌아가자면 저는 하객으로 어느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미처 메이크업을 하지 못했고 옷도 후줄근해서 빨리 축하만 해주고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부 입장이 끝난 뒤 사람들이 저를 찾았습니다 음 사실 제가 신랑이었습니다 ㅇ ㅖ ? 저는 조금도 멋을 부리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말 곤란했습니다 (신랑이어서가 곤란한 게 아니라 꾸밈이 없는 상태인 것이 곤란했다는 것이 참으로 곤란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결혼식장 뒤에 마련된, 어릴 적 살던 집 할머니방 행거에서 파란 수트를 기어이 찾아내 입고 입장했습니다 진정한 파란 수트였는데 버진로드 위의 세상은 그레이스케일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그저 회색쥐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일면식도 없는 신부와 결혼식을 올리고 화사한 축하를 받으며 그리고 저도 신부를 있는 힘껏 축하해 주며 꿈에서 깼습니다 음 어제 우연히 본 토크쇼에서 박시영 디자이너의 애인 자랑을 인상 깊게 봐서 그런 꿈을 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난히 눈부신 LED 센서등 커버 안쪽에 노란 셀로판지를 덧대어 조도를 조금 낮췄습니다만 여전히 쨍합니다 계단 공간이 쨍한 노란색이 되었습니다 계단 위 먼지도 노랗게 보입니다 을지로 어느 힙한 카페 내부에 온 느낌이 듭니다 셀로판지는 일곱가지 색깔이 세 장씩 들어있는 제품으로 주문해 놨습니다 언제든 한 장의 혹은 여러 겹을 덧댄 셀로판지로 분위기를 바꿀 수가 있습니다 몇 초간만 불이 들어오는 센서등 그리고 LED 전등이어서 가능한 것이지 상시 켜두는 전등 혹은 백열등에는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화재 위험이 있습니다
 
7월 1일 아침입니다 상반기 마지막 날에 먹다 남긴 도넛을 먹습니다 상반기와 하반기를 이어주는 도넛 한 조각 그 연속성에 흡족해집니다만 아무래도 도넛은 던킨보다는 크리스피크림인 것 같습니다 
 
 
 
 

다 쓰고 나니 문득 꿈 속의 신부가 궁금해집니다 나는 꿈에서 서둘러 나와버리고 말았는데 신부는 아직 거기에 있을까요 서정주의 시처럼